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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용종, 양성 많지만... 암 가능성 있는 '이 경우'는 주의해야
건강검진을 받다가 뜻밖에 '담낭에 혹이 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주로 복부 초음파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이 '담낭용종'은 전체 성인의 약 5%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병변이다. 대부분은 양성으로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담낭암일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화기내과 전문의 현일식 원장(시원누리내과의원)은 "담낭용종의 3~8%에서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라며 "크기와 모양에 따라 6개월~1년 간격으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한다. 담낭용종은 왜 발생하며, 어떤 경우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자세히 알아본다.
담낭용종, 대부분은 양성…비만·대사 이상과 연관
담낭(쓸개)은 간 바로 아래에 위치한 길이 7~10cm가량의 작은 주머니 모양의 기관이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쓸개즙)을 저장해 두었다가 음식, 특히 지방이 많은 음식이 들어오면 십이지장으로 분비해 소화를 돕는다. '담낭용종'은 이 담낭의 점막 위로 볼록 솟아오른 혹 모양의 병변을 뜻한다. 대부분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중 복부초음파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병리학적으로는 크게 비종양성 용종과 종양성(선종성) 용종으로 구분된다. 비종양성 용종 중에서는 콜레스테롤용종이 가장 흔하며, 전체 담낭용종의 약 60~70%를 차지한다. 이는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점막에 침착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암과는 무관하다. 이 외에도 염증성 용종, 선근종증에 동반된 용종 등이 비종양성 범주에 포함된다. 종양성 용종은 담낭 점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긴 선종으로, 드물지만 담낭암의 전단계일 수 있다.
담낭용종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만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비만한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서 콜레스테롤이 담즙으로 과다 배출되고, 담낭 내벽에 침착돼 용종이 형성되기 쉽다. 또 복부 지방이 많을수록 담낭 수축 기능이 떨어져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고여 있게 되는데, 이 역시 용종 발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이 밖에도 지질대사 이상, 만성 담낭염, 고령, 호르몬 변화 등이 담낭용종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무증상...크기·형태 따라 암 위험 달라진다
담낭용종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용종이 커져 담즙 흐름을 막거나 담석·염증이 동반되면 복부 불편감이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현일식 원장은 "주로 식사 후 또는 자는 중에 우상복부나 상복부 통증으로 나타나며, 만성적인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담낭용종은 단순한 불편감 차원을 넘어, 크기와 형태에 따라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담낭암으로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현 원장은 "용종 크기가 10mm 이상이거나, 짧은 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경우, 하나만 존재하면서 넓은 기저부를 가진 경우, 담석이 동반된 경우, 50세 이상에서 발견된 경우 등은 반드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관찰과 감별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검사는 복부 초음파다. 비교적 간단하게 담낭의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양성인지 종양성인지를 정확히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고해상도 담낭 초음파나 내시경 초음파(eus)를 통해 용종의 크기·형태·기저부 구조를 더 세밀하게 확인한다. 내시경 초음파는 작은 병변까지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되며, 필요에 따라 ct나 mri 같은 추가 영상검사가 병행되기도 한다.
담낭 건강 지키려면...체중 관리·식습관 개선이 핵심
담낭용종의 치료는 용종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흔한 콜레스테롤 용종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지만, 선종과 악성 용종은 담낭을 절제해야 한다. 현일식 원장은 "담낭용종은 대장용종처럼 병변만 따로 제거할 수는 없고, 유일한 치료법은 담낭 전체를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이다"라며 "대부분 복강경 수술로 시행돼 보통 1~2일 내에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안전한 시술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 원장은 "회복 과정 중 고열, 심한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수술 합병증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담낭용종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가장 흔한 유형인 콜레스테롤 용종은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지방 대사에 영향을 주는 식습관과 체중 조절이 핵심이다. 현 원장은 "기름진 고기, 튀김류, 가공육 등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줄이고, 채소와 과일, 통곡물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라며,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담즙이 담낭에 오래 정체되지 않도록 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며 유산소 운동 등 꾸준한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담낭 건강에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생활습관은 단지 담낭용종 예방에 그치지 않고, 전신 염증과 대사 이상을 줄여 암,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며, 담낭 건강을 위한 관리가 곧 전신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